대전의 아이돌, 대전의 보석, 대전의 문화유산💎

소개

<거기 있슈?> 뒤풀이

서한나 작가는 주변자적 위치에서 양가적인 감정으로 대전을 바라본다. 그에게 대전에서 사는 것은 태어나서 살고 있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도 하지만, 또 창작자로서 어려운 만큼이나 즐거움 많은 지방살이기도 하다.

그는 서울이 욕망할 만한 곳이 된 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, 그래도 지역에 사는 우리는 ‘내가 사는 곳이 너무 낙후되어 있어’, ‘새로운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’라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. 그런 상황을 이야기하고자 한겨레에 <서울 말고>라는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.

서한나 작가는 외부에서 자극을 얻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다. 하지만 서울에 비해 자극이 적은 대전에서는 그만큼을 위해 시간과 돈과 의지력을 써야 한다. 젊은 사람들의 잠재력을 제한하고 있는지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고 있다. 특히 창작자로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을 때 그걸 기꺼이 소비할 사람이 지역에는 현저히 적다는 것을 지역에 예술가가 머무르기 어려운 조건으로 꼽는다. 하지만,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런 주변자적 위치에 놓인 그는 예술가로서 날카로운 시각을 탑재할 수 있었다. 이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장점이자 무기라고 한다.

<거기 있슈?> 1회 방송에서 다룬 문화 인프라의 부족에 대해서도 그들-되기와 비슷한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. 이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일까. 서한나 작가가 이야기한 첫 번째 대답은 이렇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번째 발걸음이라는 거였다. 지역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이다.

또 지역에 사람이 와서 살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. 먹고 살 만한 일자리가 있어야 하고,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모이고, 그러다 보면 그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가 생겨나는 거니까.

(<거기 있슈?>와 같은 콘텐츠도 많아져야 한다고… 얏호!)

그럼 서한나 작가에게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? 일부일지라도 그와 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 덕에 그는 계속 삶을 살아가고 있다. 이 말은 즉슨, 그 친구들이 이 지방에서 먹고 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.

자신과 잘 맞는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며 사는 것, 그것은 자기가 살면서 원하는 것과 이어져 있어 가능한 일이다. 그와 그의 친구들은 서울에 가지 않고서도 행복하다,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이 지역이기 때문이다. 그래서 서한나 작가는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미래를 함께 상상하고 같이 꾸려나갈 수 있는 친구를 한 명이라도 만들라고 조언한다. 예를 들면 글쓰기 모임이나 글쓰기 공동체 같은 데를 들어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또 맘 맞는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.

마지막으로 서한나 작가의 세계관에 대해 물었다. 낮은 능력치로 시작한 게임 캐릭터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난관을 잘 헤쳐 나간다는 세팅값이 주어진다. 그도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한다. 비슷한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 삶을 어떻게 돌파해나가고 있는지 가까이에서 보면서, 그 사람들과 잘 지내기를 바라면서. 그러기 위해 서한나 작가는 글을 쓴다.

(작성: 폽🥸)